[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439.나의 의지로 살 수 없다면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즉문]

스님,

약을 끊고 싶어요.

처음에는 잠을 못 자서

수면제로 복용했었는데,

약 기운이 돌 때는

소심했던 제가 사라져서

점점 의존하게 된 것 같아요.

두 손발이라도 묶어야

끊을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모든 의약품은

의사의 처방에 맞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하나

불면증을 계기로

장기간 약물에 노출되어

의존성이 생긴 듯합니다.

다만 이제라도 인지하여

끊겠다고 마음을 내었으니,

참 기특하고 고마운 일입니다.

충분한 노력 없이

그저 얻어지는 것은

세상에 없다고 하듯이

무언가에 의지하여

스스로 바라는 모습으로

잠시 잠깐 살 수 있더라도

내가 바라는 나를

나의 의지로 살 수 없다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음이라,

나로서 도움을 구하고,

나로서 감사를 표하고,

나로서 마음을 전함으로

벗어나고픈 현실을

오롯이 나를 의지하여

끊고 맺어야 할 것이니,

불법을 등불로 삼아

신구의(身口意)를 바르게 하여

달라진 나를 이뤄 가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무진암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