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식]《귀부처님 눈부처님 코부처님 입부처님》
무진스님
드리는 말씀
0
2464
2013.05.14 11:36
아득한 산 품속에 인품 넉넉한 한 스님이
손수 절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터를 다져 주춧돌도 놓고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다가 기둥도 세우고
마룻대와 서까래도 올렸습니다
또 골기와를 올려 고랑과 이랑
용마루도 만들었습니다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다가 기둥도 세우고
마룻대와 서까래도 올렸습니다
또 골기와를 올려 고랑과 이랑
용마루도 만들었습니다
그러고 나서
스님은 정과 망치를 손에 들었습니다
친히 돌부처를 깎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그 골짜기에 정과 망치소리가 끓일 새 없더니
일년여만에
네 돌부처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런데 그 돌부처들은 여느 돌부처와
얼굴 생김새가 판이했습니다
하나는 눈만 있고,
하나는 귀만 있고
하나는 입만 있고
나머지 하나는
코만 있는 돌부처였습니다
하나는 입만 있고
나머지 하나는
코만 있는 돌부처였습니다
스님은 칸막이를 쳐
법당을 넷으로 나누었습니다
각각에 그 돌부처를 하나씩 모셔놓았습니다
스님은 항용 법당 앞에서
그 절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안내하였습니다
부처님께 드릴 말씀이 있으시면
귀부처님이 계신 법당에 들어가시고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시려면
입부처님이 계신 법당에 들어가십시오
또 부처님의 눈을 통해
님의 마음을 읽으시려면 눈부처님이 계신 곳에
향기공양을 하거나 불향(佛香)을 맡으시려면
코부처님이 계신 법당에 들어가십시오
그러자 그들은 거의 대다수가
귀부처를 모셔놓은
법당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너나없이, 그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이런저런 소원을 말하며
그 소원을 풀어 달라고 하소했습니다
늘상, 그 법당은 문턱이 닳아 떨어질 정도였으나
눈부처와 코부처 입부처를
모셔놓은 법당은
가을걷이를 끝낸 빈 들판처럼
한산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나울시 우화집 中에서..>
여러분은 이 이야기에서 무얼 읽으셨나요?
또 무얼 찾으셨나요?
좋은시간 되시고 늘 청안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