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문즉답] 19.서로의 인연이 엉키지 않도록 끊고 맺음이 좋아야 합니다.
[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19.서로의 인연이 엉키지 않도록 끊고 맺음이 좋아야 합니다.
[즉문]
스님,
그 사람이 죽도록 미웠습니다.
여러 번 글을 남기고,
스님의 답을 듣고 나니,
그냥 서로 힘들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좋은 인연으로
남을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나쁘게 끊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서로가 방황하지 않고,
아프지 않게
멀어질 수 있을까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이 곳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가까운 인연일수록
낮은 인연이 되기 쉽다고 하였습니다.
이 생에
만나는 인연은
과거 생에 닿아
머물렀던 인연이기에
온전한 나의 의지로
피해가기가 어렵지요.
그러한 인연은
개개인의 것으로
먼 다겁생으로부터
각자가 가져온 것이니,
서로의 인연과
서로의 길이 있음이지요.
달팽이가 느리다하여
빨리 가라고 재촉하지 않고,
강물이 세차게 흐른다하여
천천히 가라고 말리지 않듯이
우리네 삶은
자연과 우주의 이치로
저마다의 속도로
살아가고 있음이라,
오가는 인연에
매이지 않고,
나로서 맺은 인연과의
끊고 맺음이 좋아야 합니다.
좋은 인연은
나와 닿을 수 있도록 하고,
나쁜 인연은
좋은 업연으로 녹일 수 있도록
스치는 인연도
귀하게 여겨야 할 것이며,
내가 바라는 인연이
아니라고 하여
원망과 미움으로
상처를 남기기보다
내생에 얽히지 않도록
행복을 빌어주는 방편이
현생의 또다른 업연을
짓지 않는 수행이 됩니다.
기도는
믿음의 방편으로써
간절한 마음으로
희망을 바라보게 하여
어려운 서원을
가능케 도와주는 것이니,
함께한 인연으로서
선한 마음을 내어 보고,
어긋난 인연으로서
올곧게 매듭 지으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나의사찰 무진암 무진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