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진암 무진스님의 즉문즉답]

457.무너진 나로서 떠나간 인연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즉문]

스님,

시간이 지날수록

견디기가 힘들어요.

정말 끝난 건가

이제 정리해야 하나

제가 아프다 하면

바로 찾아오던 사람인데,

진짜 이렇게 보내야 하나요?

[즉답]

삼보에 귀의하옵고,

무진암을 찾아주시어 감사드리며,

이렇게 인연을 맺어준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어떠한 인연도

시작과 끝을 알고

다가서지는 않을 것이나

새로운 인연의 시작은

지나간 인연의 끝에서

돌고 돌아 이어집니다.

설렘 가득한 시작이

눈물 차오른 끝으로

어긋날 수도 있고,

어긋난 인연이

여기저기 부딪치고 깎여

평생 인연이 되기도 하지만,

무너진 나로서

떠나간 인연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난 감정에 휩쓸려

홀로 고통스럽겠지만,

떠난 인연만 바라보면

행복했던 추억조차

가시 돋친 기억이 됨이라,

어느 순간 재회하더라도

초라한 모습을 보이지 않게

나로서 당당해야 한다고 보니,

오롯이 나 자신을 믿고

나의 마음자리를 살피시어

참된 인연을 맺으시길 바랍니다.

이 곳, 무진암에서

항상 부처님과 팔부신장님이

법우님을 옹호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불하세요.

나무마하반야바라밀

무진암 무진합장